난간번호 보는법 _ 유정란, 무정란 은 또 뭘까? 계란에 대해 알아보자.

1. '난각번호', 도대체 왜 생겨난 걸까요?

 

이 복잡해 보이는 10자리 숫자는 사실 '계란 이력제'의 핵심입니다. '난각(卵殼)'은 말 그대로 '알 껍데기'라는 뜻이죠.

즉, '알 껍데기에 적힌 번호'라는 뜻입니다.

이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데는 가슴 아픈(?) 계기가 있습니다. 바로 몇 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'살충제 계란 파동'

기억하시나요? 당시 소비자들은 내가 먹는 계란이 어디서, 어떻게 생산됐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.

그 이후, 소비자의 알 권리와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하기 위해 2019년부터 모든 계란 껍데기에 10자리 번호를

의무적으로 표시하게 되었습니다.

이 10자리 숫자는 계란의 '주민등록번호'이자, 모든 정보를 담은 '이력서'인 셈이죠.

 

---

 

2. 10자리 암호 해독하기: 3가지만 기억하세요!

 

자, 이제부터가 본론입니다. 10자리 숫자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.

[ 예시: 1030 12ABC 4 ]

1. 앞 4자리 (1030): 계란이 태어난 날 (산란일자)
2. 중간 5자리 (12ABC): 계란이 태어난 농장 (생산자 고유번호)
3. 마지막 1자리 (4): 계란을 낳은 닭이 살던 환경 (사육환경)

이 세 가지만 알면 끝입니다. 정말 간단하죠? 이제 하나씩 자세히 파헤쳐 보겠습니다.

 

 

✔️ 첫 번째 해독: 앞 4자리 [ 1030 ] = 진짜 '신선도'

 

**"계란이 언제 태어났는지"**를 알려주는 **'산란일자'**입니다.

 

• 1030 = 10월 30일에 낳은 알
• 1102 = 11월 2일에 낳은 알

 

많은 분들이 계란 팩에 적힌 '유통기한'만 보고 신선도를 판단합니다. 하지만 유통기한은 보통 산란일로부터 30일,

혹은 45일까지도 설정할 수 있어서 이것만으로는 '진짜' 신선도를 알기 어렵습니다.

하지만 이 '산란일자'는 다릅니다. 계란이 닭에서 나온 바로 그날을 찍은 것이기 때문에, 이 날짜가 오늘과 가까울수록

방금 낳은 '신선한' 계란이라는 뜻입니다.

 

(현명한 소비 Tip!) 유통기한만 보지 마시고, 껍데기의 **앞 4자리 '산란일자'**를 확인하세요. 오늘 날짜와 가장 가까운 숫자가 적힌 계란이 가장 신선한 계란입니다!

 

 

✔️ 두 번째 해독: 중간 5자리 [ 12ABC ] = '출신 농장'

 

이 5자리 영문+숫자 조합은 **'생산자 고유번호'**입니다. 한마디로 어느 농장에서 이 계란이 생산되었는지 알려주는

'농장 ID' 같은 것이죠.

"이게 소비자에게 왜 중요하죠?"

바로 '추적'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. 만약, 예전처럼 살충제 문제나 특정 농장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, 우리는 이 5자리 고유번호를 통해 내 손에 있는 계란이 그 문제의 농장에서 온 것인지 아닌지 즉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.

 

 

(현명한 소비 Tip!) 혹시 내가 산 계란의 농장이 궁금하다면?

1. 포털사이트에서 **'식품안전나라'**를 검색합니다.
2. 홈페이지에서 '계란 이력 정보 조회' 메뉴를 찾습니다.
3. 껍데기에 적힌 10자리 난각번호를 모두 입력합니다.

그러면 이 계란을 생산한 농장의 이름, 주소, 인증 정보 등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. 정말 편리하죠?

 

✔️ 세 번째 해독 (★가장 중요★): 마지막 1자리 [ 4 ] = 닭의 '행복 지수'

 

 

자, 드디어 오늘 이야기의 하이라이트입니다. 앞의 9자리를 다 잊으셔도 좋습니다.

하지만 이 마지막 1자리 숫자만큼은 반드시 기억하셔야 합니다.

이 숫자는 계란을 낳은 닭이 어떤 **'사육환경'**에서 자랐는지를 나타내는 '환경 번호'입니다.

 

 

1️⃣ 번: 방사 (자유방목)

 

• 1번이 적힌 계란은 가장 행복한 닭이 낳은 계란입니다.
• 닭이 좁은 케이지(닭장)를 벗어나 축사 밖으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흙목욕도 하고, 햇볕도 쬐고, 스트레스 없이 자란 환경(방사)에서 낳은 계란입니다.
• 동물 복지를 가장 잘 실현한 '자유방목' 유정란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.

 

 

 

2️⃣ 번: 축사 내 평사 (케이지 프리)

• 2번은 1번처럼 밖으로 나가지는 못하지만, 닭장(케이지)에는 갇히지 않은 닭입니다.
• 축사(계사) 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'평사' 환경에서 자란 닭이 낳은 계란입니다. (Cage-Free, 케이지 프리)
• 좁은 닭장에 갇힌 것보다는 훨씬 나은, 차선책의 동물 복지 환경입니다.

 

3️⃣ 번: 개선된 케이지

• 3번부터는 닭이 '케이지(닭장)' 안에서 생활합니다.
• 다만, 기존의 좁아터진 닭장보다는 조금 더 넓은 '개선된' 케이지(마리당 0.075㎡)에서 자란 닭이 낳은 계란입니다.
• (숫자 3번은 2025년 9월부터는 2번으로 통합되거나 변경될 예정이라는 논의가 있습니다.)

 

 

 

 

4️⃣ 번: 기존 케이지 (배터리 케이지)

• 4번은 우리가 흔히 '공장식 축산'이라고 부르는 환경입니다.
• A4용지 한 장보다도 좁은 '배터리 케이지'(마리당 0.05㎡) 안에서 닭이 평생 알만 낳도록 사육되는 환경입니다.
• 가장 효율적으로 계란을 생산할 수 있지만, 닭에게는 가장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입니다.

 

(현명한 소비 Tip!) 이제 이 숫자의 의미를 아셨죠?

1번, 2번 계란은 비록 가격이 조금 더 비쌀 수 있지만, 닭의 스트레스가 적고 더 건강한 환경에서 낳은 '동물복지' 계란입니다.

3번, 4번 계란은 좁은 케이지에서 대량 생산된, 우리가 흔히 마트에서 가장 저렴하게 볼 수 있는 계란입니다.

결론: 마지막 숫자가 [ 1 ] 또는 [ 2 ]에 가까울수록 닭이 더 행복하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낳은 계란입니다.

---

 

3. 그래서, 우리는 어떤 계란을 골라야 할까요?

 

자, 이제 우리는 마트 계란 코너에서 '난각번호'를 해독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었습니다.

 

10자리 숫자를 딱 보는 순간,

"아, 이건 [ 10월 28일(1028) ]에, [ 12ABC ] 농장에서, [ 1번(방사) ] 환경에서 낳은 신선하고 행복한 계란이구나!"

"음, 이건 [ 10월 15일(1015) ]에, [ 45XYZ ] 농장에서, [ 4번(케이지) ] 환경에서 낳은, 낳은 지 2주 정도 된 계란이네."

이렇게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죠.

 

 

물론, 어떤 계란을 선택할지는 전적으로 소비자의 몫입니다.

가격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수도 있고, 저처럼 닭의 '사육환경'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'가치소비'를 할 수도 있습니다.

하지만 중요한 것은, 이제 우리는 **'알고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'**는 사실입니다.

 

단순히 포장이 예뻐서, 혹은 유통기한이 많이 남아서 고르는 것이 아니라, 내가 지불하는 돈이 어떤 환경에서 자란 닭에게 가는지, 그리고 내 식탁에 오르는 계란이 얼마나 신선한지 명확히 알고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죠.

 

---

 

 

1. 유정란(有精卵) vs 무정란(無精卵) : 수정 여부

 

이 구분은 말 그대로 **'수정(정자)이 되었는가'**의 차이입니다.

 

• 🥚 유정란 (Fertilized Egg)
  • 정의: 암탉과 수탉이 **함께 사육되는 환경(교미)**에서 생산된 계란입니다.
  • 특징: 수정이 되었기 때문에, 적절한 온도(약 37.8°C)와 습도를 맞춰주면 병아리가 태어날 수 있는 생명력이 있는 알입니다.
  • 오해: "생명력이 있으니 영양가가 더 높다?"
    • 팩트: 농촌진흥청, 미국 농무부(USDA)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연구 결과, 유정란과 무정란의 영양학적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. (검색 결과 4.1, 4.4)
    • 그럼에도 유정란이 더 비싼 이유는, 수탉을 함께 키우는 사육 방식(더 넓은 공간, 수탉 사료 비용 등)이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. (검색 결과 1.5, 1.6)
• 🥚 무정란 (Unfertilized Egg)
  • 정의: 수탉 없이 암탉 혼자 낳은 계란입니다. (닭은 교미 없이도 주기적으로 알을 낳습니다.)
  • 특징: 수정되지 않았기 때문에, 아무리 온도를 맞춰도 절대 병아리로 부화할 수 없습니다.
  • 현황: 우리가 시중 마트에서 보는 대부분의 계란은 공장식 케이지에서 사육되는 무정란입니다.

📌 핵심 요약 (유정란 vs 무정란)

• 차이점: 병아리 부화 가능 여부 (수정 여부)
• 공통점: 영양 성분은 거의 동일.
• 신선도: 오히려 무정란이 유정란보다 신선도가 더 오래 유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. (검색 결과 1.6, 4.1)

 

 

 

 

다음번에 마트 가실 때, 한번 계란 껍데기를 유심히 들여다보세요. 10자리 숫자 속에서 그동안 몰랐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.

여러분은 몇 번 계란을 선택하시겠어요? 😊